오노른 감정 합작
고독
[요시에노]
W. 카기
"에노못쨩~ 고독한에노모토씨~ 듣고 있나요~"
"방해입니다. 가세요."
에노모토는 자물쇠로 시선을 고정한 체 자물쇠의 핀을 건들며 답하였다. 매번 가게로 찾아오는 요시모토는 자물쇠를 푸는 에노모토에게 말을 걸어 방해하곤 했다. 매번 재미없는 가게라 욕하면서도 그는 매일같이 가게로 찾아왔다.
"그건 싫은데~"
요시모토는 턱을 괴고는 눈앞에 에노모토를 빤히 바라보았다.
요시모토는 에노모토를처음 만났을 때 재미라곤 찾아볼 수 없는 나와 비슷한 부류의 남자일거라고 생각했었다. 무표정에 아무것도 담기지 않는 눈빛, 높낮이도 없는 목소리. 어느 곳에서도 재미를 찾아볼 수도 없었지만 그 점이 호기심을 자각했는지 그가 운영하는 가게까지 따라갔다.
보안 물품과 도둑질 관련 상품, 판매하지 않는 그저 장식용으로만 보이는 여러 자물쇠, 조용한 가게 내부. 정말이지 주인 따라 재미없는 가게라 생각하였고 생각 그대로 본인에게 말해도 그는 무시하고는 의자에 앉아 요시모토를 바라보았다. 책상 위 장식용으로만 느껴졌던 자물쇠 중 하나와 자물쇠를 따는 도구와 비슷하게 생긴 물건에 손을 대고 있는 모습이 손님이 아니라면 나가라는 것으로 느껴졌다. 그런 그에 모습에 요시모토는 웃으며 의자를 빼서 자신은 신경 쓰지 말고 할 거 하라며 자리를 잡고 앉았다.
이런 악연 아닌 악연의 시작된 날이었다. 악연이라 생각하는 것은에노모토 뿐이겠지만.
"에노못쨩~ 에~노~모~토~"
"무시입니까~?"
요시모토는 생글생글 웃으며 에노모토를바라보았다. 여기서 자물쇠를 풀기 위해 도구를 움직이느라 바쁜 그에 손을 확 낚아챈다면 어떤 표정으로 자신을 바라봐줄까. 요시모토는 행복한 듯 상상하였지만 실행하지는 않았다. 그런 짓을 했다가는 출입금지 당할 것이 뻔했다. 며칠동안 저 자물쇠를 풀고 있으니까.
"에노못쨩은 안 심심해? 매~번 혼자던데-"
"아! 혹시 고독을 즐기는 스타일?"
"아닙니다."
멈춘 에노모토의 손과 동시에 들리는 한숨 소리에 요시모토는 작게 소리를 내며 웃었다. 조용한 가게에서 작게 웃는 게 의미가 있을까 싶을 정도로 보통의 웃음소리 처럼 들려왔지만.
"그치만 에노못쨩 친구 없잖아~ 가게에는 손님만 찾아오고 가끔 변호사 두 명이 사건 때문에 찾아오고~ 아무 이유 없이 오는 건 나뿐이고.. 헉! 혹시 나 에노못쨩의 유일한 친구?"
"그럴 리가 없잖습니까."
"그럼 연인?"
"말도 안 되는 소리 하지 마세요."
자신을 돌아보는 에노모토에요시모토는 턱을 괴던 손을 치우고는 에노모토의 눈을 빤히 보았다. 자물쇠를 보며 약간의 즐거움이 담겨있던 눈빛이 지금은 짜증만이 담겨 있었다.
"왜~ 맞는 말이잖아! 에노모토는 항상 고독해 보이고~ 물건 판매나 사건 관련 대화 제외한 대화 주제로 대화 많이 나누는 것도 나뿐이고! 에노못쨩은 고독하네!"
"아니라고 말했습니다."
"안 들립니다~"
또다시 한숨을 뱉는 에노모토에 이번에는 내쫓길까 싶어 요시모토는 자리에서 일어나 뒤편으로 옮겨 앉았다. 그에 따라 에노모토는 잠시 고민하는가 싶더니 도구를 손에서 놓고는 요시모토 방향으로 몸을 돌렸다. 푸는 시간이 조금 늦춰지겠지만 방해하는 사람을 내보낼 수 있다면 늦춰져도 상관없다.
"나가세요."
"싫-어-"
"나가세요."
"싫다고 했는걸?"
"나가라 했습니다."
요시모토는 자신의 턱을 손가락으로 두들기며 인심 썼다는 듯 웃으며 말했다.
"좋아- 그러면 나랑 사귈래? 그렇다면 기꺼이 나가줄게! 고독한 에노모토쨩의 유일한 친구이자 연인이 되어줄ㅌ.."
“그냥 계세요."
"에- 정말? 그럼 막 귀찮게 해도 오케이 라는 거지?"
".."
에노모토는 말없이 다시 몸을 돌렸고 금속이 부딪치는 소리가 다시 가게 안에 들려왔다. 고독 즐기는 거 맞는 거 같은데~ 요시모토는 싱글거리며 다시 아까의 자리인 에노모토의 근처로 돌아가 앉아서는 턱을 괴고는 집중하는 에노모토를 바라보았다.
아까 한 사귀자는 말은 확실히 장난이었지만- 예쁘기는 하단 말이지~ 저 무뚝뚝한 방범 오타쿠를 예쁘다고 생각할 줄은 몰랐지만...
요시모토는 작은 한숨을 내쉬었으며 에노모토는 반응도 하지 않았다.
"에노못쨩 에노못쨩 좋아하는 타입은?"
"대답 안 해줄 건가요 에노모토씨~"
에노모토는 자물쇠 속 방해하는 장애물들을 누르다 핀을 누르다 하며 마저 자물쇠를 풀었다. 아마 곧 있으면 풀리겠지. 요시모토의 질문에 대답할 생각은 없었기에 자물쇠를 푸는 데에만 집중하는 에노모토였다
"너무하네 케이쨩- 사람을 무시하다니 나쁜 행동인데~"
"아무리 혼자가 익숙하다지만 코우야의 목소리는 환청이 아닌데~"
요시모토는 책상을 톡톡 치며 그의 옆 모습을 바라보았다. 하나같이 무시하기만 하는 사람에 어디가 예뻐 보이는 건지. 그의 갈색 눈동자는 흔해 빠진 눈동자였다. 그럼에도 계속 보게 만들었다. 유일하게 그의 감정이 그나마 많이 표출되는 곳이기 때문일까. 예쁘다는 쪽과는 먼 것 같은데..
"모르겠다아-"
요시모토는 손을 떼고는 등받이에 자신의 몸을 기대고는 천장을 바라보았다. 어째서 이렇게 된 거지- 분명 호기심이었다. 저와 같이 고독에 가까운 사람이었고, 그에게 재미있는 부분이 있을까 싶어 가게로 따라갔다. 그러다 어느새 매일같이 특별한 일만 없으면 가게로 갔다. 호기심이 사람을 예쁘다고 생각하는 것까지 갈 수 있던가..
찰칵-
멍하니 천장을 보며 생각하던 요시모토는 몇 번이나 들었던 자물쇠가 열린 소리에 시선을 다시 에노모토에게로 돌렸다
"아-"
미소. 요시모토는 에노모토에 얼굴에 옅게 떠오른 미소에 요시모토는 숨을 뱉어냈다. 처음 보는 표정. 심장 간질거리네- 이런 감정 느낄 자격도 없는데. 고독에서 벗어나고 싶은 생각은 없다. 혼자가 편하고 누군가에게 도움을 받으며 일을 하고 싶지도 않았다. 요시모토 코우야는 누구에게 의지할 자격도 없다. 가게에 당분간 오지 말아야 하나. 가능할지는 모르겠지만. 나를 고독에서 벗어나게 만들지 마 나와 마찬가지인 에노못쨩. 너도 혼자가 편하잖아. 아 이 감정 나만 가지고 있는 거려나.
요시모토는 자리에서 일어나는 에노모토에 정신을 차리고는 움직이는 그를 따라 시선을 옮겼다. 진작 미소는 사라졌지만 눈에는 아직도 약하게 기쁨이 남아있었다. 역시 저런 점이 귀여운 거겠지. 아, 또. 포기하기에는 틀린 걸까나. 역시 아까 사귀자 한 거는 장난이 아니라 나도 몰랐던 본심이 나왔었던 건가...
에노모토는 서랍장에 자물쇠를 올려다 두고는 새 자물쇠를 꺼내려다가 자물쇠를 잡으려던 손을 멈추고는 요시모토에게로 시선을 돌렸다. 바로 마주친 그의 시선과 작게 입을 벌리다 시선을 피한 요시모토에 작게 고개를 갸웃거렸다. 여태껏 그가 시선을 피한 적이 있던가. 아니 그보다 언제 나가는 거지 벌써 몇 시간이다. 물론 사귀는 게 싫어 있으라 한 것은 저였지만, 손님도 아닌 사람이 계속 가게에 계신 건 방해입니다.
"아직도 안 나가실 겁니까?"
"응? 아~ 아니 오늘은 이만 갈래."
요시모토는 입꼬리를 올려 웃으며 자신의 가방을 챙겨 메고는 에노모토를 바라보았다. 더 이상 있어봤자 힘든 건 나니까- 내일 다시 오든가 해야지. 안 오는 건 무리일 거 같으니
"그럼 내일 봐 에노못쨩~ 내일은 친구라도 돼 볼까나."
"그럴 리 없습니다. 어서 가세요."
요시모토는 단단한 문을 열어 가게 밖으로 나갔다. 나오자마자 한숨을 쉰 요시모토는 갈 길이 멀겠네라 생각하며 건물을 빠져나와 평소와 같은 걸음으로 사람들 사이를 헤쳐갔다.
아아 나의 고독은 단 한 명의 방범 오타쿠 때문에 깨지게 생겼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