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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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죄와 벌

 

※종교적 소재주의

 

  오노는 성당 지하 위치한 개인 기도실에서 기도를 마친 뒤, 촛대를 들고, 기도실에서 나와 좁은 계단에 발을 올렸다.

 

  달빛조차 들지 않는 어두운 지하실의 차가운 공기는 오노를 휘감았다. 유독 오늘따라 싸늘하게 느껴지는 공기에 오노는 손으로 팔을 비벼, 몸에 열이 오르게 했다.

 

  작은 촛불에 의지하며 오노는 계단을 올랐다. 이상하게 올라가도, 올라가도, 제자리인 듯한 느낌이었다.

 

  "...많이 피곤한 건가." 오노는 고개를 갸우뚱거리며 다시 계단을 올랐다.

 

  바람 한 점 불지 않는 지하인데도 불구하고, 갑자기 촛불이 곧 꺼질 듯이 위태롭게 흔들렸다.

 

 

 

 

  "안녕."

 

 

 

 

  자신의 귓가 바로 옆에서 들리는 목소리에 놀란 오노가 뒤를 돌아봤다. 하지만 자신의 뒤에 있는 건 끝이 보이지 않는 어두운 지하실로 이어지는 계단뿐이었다.

 

  "...환청도 듣고, 생각한 것보다 훨씬 피곤한 건가." 겉으로는 최대한 멀쩡한 척 행동했지만, 묘하게 써늘해진 등골에 오노는 걸음을 재촉했다.

 

  그렇게 위로 점점 올라가자, 달빛이 비치는 창문이 보이기 시작했다. 오노는 그제야 안심을 하며 발걸음을 점점 늦췄다.

 

  마지막 계단 하나가 남았을 때, 손에 쥐고 있던 초대의 촛불이 누군가 분 것처럼 한순간에 꺼져버렸다. 옆에 있는 작은 창문에서 바람이 불어온 건가 싶어, 오노는 작게 한숨을 쉬었다.

 

  짧은 시간 안에 작은 촛불이었어도 꽤 도움이 됐다는 걸 느낄 수 있었다. 숲을 지나야지만, 나머지는 오늘따라 밝은 달빛에 의지하여 갈 수 있을 듯해 오노는 어둠에 눈이 익숙해지길 기다렸다.

 

  어둠에 눈이 슬슬 익숙해졌을 때쯤, 문 쪽에서 사람의 형태가 보이기 시작했다. 자신 말고도 또 다른 신부가 잠자리에 들기 전 기도를 드리러 왔나 싶어 그쪽으로 발을 내디뎠다. 하지만 몇 초 지나지 않아, 오노는 걸음을 멈췄다.

 

  곧 사람의 형태에서 날개가 펼쳐지는 것이 보였다. 머리가 지금 상황을 받아들이지 못해 몇 초 동안 멍청하게 그것을 바라보고 있었다.

 

  "...천사?" 오노는 멍하니 중얼거렸다.

 

  정말로 믿기지 않지만, 신부 중에서는 저런 장난을 칠 사람도 없고, 가능성을 둬야 한다면 천사뿐이었다.

 

  "...천사..." 오노의 중얼거림을 들었는지, 아까 들렸던 목소리로 그는 중얼거렸다. "글쎄. 어느 쪽일까. 천사일까, 악마일까."

 

  무슨 소리를 하는지 이해를 하지 못해, 오노는 살짝 뒷걸음쳤다. 그러자 갑자기 그는 오노의 앞으로 순식간에 이동하여 그의 얼굴을 오노 앞으로 불쑥 들이댔다.

 

  "아니면, 둘 다 아닐까."

 

 

 

 

◇◇◇

 

 

 

 

  "헉...!"

 

  눈을 뜨니 폭신한 자신의 침대에 누워있었다. 어제의 일은 그 뒤로 기억이 나지 않는다.

 

  "...꿈이었나." 오노는 중얼거리며 상체를 일으켜 세워 자신의 몸을 살폈다. 어제 계단으로 쪽으로 떨어진 것 같았는데 딱히 상처가 나거나 한 곳은 없었다. 아직 공포감에 심장이 미친 듯이 뛰었다.

 

  "신부님 이제 일어나 ㅅ.. 어디 아프세요? 웬 식은땀이.." 오노를 깨우러 온 신부가 놀라 오노에게 다가왔다.

 

  "아뇨, 그냥 꿈자리가 사나워서.."

 

  "따뜻한 차라도 내려 드릴 테니, 얼른 준비하고 나오세요. 식사 준비는 끝났어요."

 

  "곧 나갈게요." 오노는 마음을 최대한 진정시키며 자리에서 일어나 나갈 준비를 했다.

 

 

 

 

-

 

  어제 일어난 것은 정말 꿈이었는지, 아무렇지 않게 평소처럼 신께 제사를 올리고, 성당에 찾아오는 사람들 앞에서 기도문을 읊고, 고해성사도 들었다. 뒤숭숭한 마음 빼고는 평범한 일상이었다.

 

  고해성사를 마친 오노는 고해성사실에서 나와 사제관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재미없는 일을 하네."

 

 

 

 

  뒤에서 들리는 어딘가 익숙한 목소리에 놀라 발이 꼬여 넘어질 뻔했다. 하지만 최대한 자연스럽게 곧 허리를 곧게 펴고 앞만 보고 걷기 시작했다.

 

 

 

 

  "내 말 들리잖아." 그러자 순간이동이라도 한 듯 자신의 앞에 한 생명체가 불쑥 나타났다. "내가 보이기도 하고. 우리 어제 봤죠?"

 

  자신의 눈앞에 나타난 건 사람이라고 하기에는 사람이 아닌, 그렇다고 해서 괴물도 아닌. 이도 저도 아닌 무언가였다.

 

  그의 외관은 매우 사람 같았으며, 아름다운 얼굴이었다. 악마는 사람을 유혹하기 위해 아름다운 외관을 가지고 있다고 하던데. 오노는 그가 악마일 가능성을 뒀지만, 그의 날개는 천사의 날개였다. 다만 색이 검은색일 뿐이었다.

 

  "..넌..천사야?" 오노는 그를 보며 물었다.

 

  "천사라.. 천사라고 하면 할 수 있지. 신에게 버림받은 천사." 그는 짧게 고민을 하더니 웃으며 대답했다. "뭐, 쉽게 말하면 타락 천사? 사람들은 그렇게 부르는 것 같던데. 요즘은 이상한 이름도 생겼어. 뭐였지.. 니노미야였나. 신부님도 그냥 편하게 그렇게 불러줘."

 

 

 

 

  오노는 미간을 좁혔다. 신에게 버림받다니. 저게 지금 신을 믿는 사람 앞에서 할 소리인가. 그리고 자신이 저자를 부를 일은 절대 없을 것이다.

 

 

 

 

  "신은 아무도 버리지 않아."

 

  "그건 신부님 생각이고."

 

  아무렇지도 않게 웃는 그의 모습에 오노는 등골이 오싹해졌다.

 

  "한 번 생각이란 걸 해봐 신부님. 죄악이랑 선악 같은 걸 과연 누구 기준으로 만들어 놨을까." 니노미야는 갑자기 눈앞에서 사라졌다, 바로 옆에서 귀에 대고 속삭였다. "그리고 자신이 만든 기준에 맞지 않는 순간 가차 없이 버리는 존재가 신이야."

 

  놀란 오노가 그에게서 떨어졌다.

 

  "나랑 나락으로 떨어지자." 그는 웃으며 오노를 바라보다, 다가왔다. "나는 신과는 다르게 신부님의 더러워진 모습까지 사랑해줄 테니까." 니노미야는 차가운 손으로 따뜻한 오노의 손을 들어 올려 조심스럽게 손등에 입을 맞췄다. 하지만 날카로운 시선은 오노에게 고정되어있었다.

 

  부드럽게 내뱉은 그 말 한마디가 지금까지 느꼈던 어떠한 공포감보다 크게 다가왔다. 빛이 전혀 들지 않는 방안에 갇힌 것처럼 눈앞이 깜깜해지고, 마치 지금 서 있는 땅이 갈라져 그대로 지옥으로 떨어지는 듯한 느낌이었다.

 

  "아니야.." 오노는 손을 뿌리치며 두 귀를 막고 주저앉았다. "아냐.. 다가오지 마!!"

 

 

 

 

  "신부님?!"

 

  목소리에 놀란 오노가 고개를 들었다. 그곳에는 다른 신부가 놀란 표정으로 오노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무슨 일이세요? 소리 듣고 놀라서 달려왔는데.."

 

  "...아니요..아니에요." 오노는 신부를 보며 마음을 진정시키다 일어났다. "그냥 잠깐.." 오노는 문장을 완성하지 못했다. 여기서 타락 천사를 봤다고 말하면, 심지어 그가 자신을 끌어내리려고 하고 있다고 말한다면. 무슨 취급을 받을까.

 

  "....괜찮으세요?" 신부는 덜덜 떠는 오노를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바라봤다.

 

  "..네." 오노는 머쩍이 웃었다. "....혹시 고해성사를 들으시면서, 천사에 관련된 이야기를 들으신 적 있으신가요?"

 

  "천사요?" 오노의 이야기에 신부는 입술을 내밀며 생각을 했다. "딱히 없었던 것 같은데. 왜요?"

 

  "아뇨. 오늘 들은 것 같아서요. 가요, 바람도 찬데. 저 때문에 죄송해요." 오노는 최대한 괜찮은 척 힘이 들어가지 않는 다리로 걸었다.

 

 

 

 

  사제관까지 어떻게 도착했는지 기억나지 않는다. 그저 넘어지지 않으려고 노력했던 것 같다. 오노는 방으로 들어가 침대에 앉았다.

 

 

 

 

  "신부님, 남의 이야기를 그렇게 바로 말하고 다니면 안 되지."

 

  목소리에 놀라 오노가 고개를 들었다. 그러자 반대편에 공중에서 오노를 바라보고 있는 니노미야가 보였다.

 

  "나 조금 실망했잖아."

 

  "... 내 눈앞에서 사라져."

 

  "내가 뭘 했다고, 그냥 내 이야기 들려주러 온 것뿐인데. 고해성사한다고 생각해." 니노미야는 먼 곳을 바라보며 말했다. "그 정도는 해줄 수 있지?"

 

  오노는 입을 열지 않았다. 하지만 니노미야는 힐끗 오노를 한 번 보더니 입을 열었다.

 

  "신부님이니 죄악 정도는 알고 있겠지만... 나태, 질투, 탐욕, 식욕, 기만, 색욕, 분노.. 뭐..저는 색욕 때문에 쫓겨났는데.."

 

  니노미야는 아무 말 없이 바닥을 보는 오노를 바라봤다.

 

  "근데, 신부님도 알잖아요. 나쁜 짓이 제일 재밌는 거. 하지 말라고 하니까 하고 싶은 거 있죠."

 

 

 

  "... 나한테 왜 그러는 거야." 오노는 고개를 숙이고 중얼거렸다.

 

  "응?"

 

  "나한테 왜 이러냐고." 오노는 고개를 들고 니노미야를 바라봤다.

 

  "별로, 나는 그냥 내가 하고 싶은 거 하는 것뿐인데. 항상 인간을 타락하도록 유혹하는 존재. 이게 타락 천사의 속성이잖아." 니노미야는 예쁘게 웃었다. 그러더니 순식간에 오노의 앞으로 날아왔다. "신부님, 나랑 나쁜 짓 할래요?"

 

  "됐어."

 

  "안 궁금해요? 키스라는 건 얼마나 달콤할지, 그리고 다음은 얼마나 황홀할지."

 

  "안 궁금하니까, 내 눈앞에서 사라져."

 

  "하긴, 사탕의 맛을 모르는 아이가 사탕을 찾겠어, 달콤함을 알아챈 뒤부터 찾기 시작하겠지." 니노미야는 오노의 손을 잡더니 혀를 내밀어 핥았다.

 

  "하지 말라고 했지...!"

 

 

 

 

  "신부님!"

 

  그때 방문이 벌컥 열렸다. 니노미야는 빠르게도 모습을 감췄다. 오노는 기분 나쁜 자신의 손을 뒤로 감췄다.

 

  "무슨 일이에요?"

 

  "하나마키 대주교님이 오셨어요! 지금 성당 쪽 마당에 계세요."

 

  신부의 말에 오노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하나마키 대주교는 오노가 신부로 일을 시작했을 때쯤에, 일을 포함해 정신적으로도 많은 도움을 주던 분이었다. 그래서 오노는 신 다음으로 대주교를 가장 따르고, 존경했다. 무뚝뚝한 얼굴에, 표현도 잘 안 하시지만. 대주교도 오노를 아꼈다.

 

 

 

 

  "대주교님!"

 

  오노는 다른 신부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는 하나마키를 불렀다. 하나마키는 이야기하다 오노의 목소리에 고개를 돌렸다. 몇 달이 지났지만, 여전히 무뚝뚝한 얼굴이었다.

 

  "오랜만입니다."

 

  "건강하셨나요."

 

  "신이 함께하시니, 당연하죠." 대주교는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무슨 다른 할 말이라도 있나요?" 오노가 대주교를 빤히 바라보자 물었다.

 

  "....여쭈어볼게 있기는 한데.. 사람이 없는 곳이어야 할 것 같아서.."

 

  "그렇다면 이따 저녁밥을 먹은 뒤 제 방으로 오세요. 오늘은 여기에 머물 예정이니."

 

 

 

 

-

 

 

 

 

  "...오노입니다." 오노는 대주교가 머문다는 방문을 가볍게 두 번 노크했다.

 

  들어와요. 목소리가 안에서 들리자 오노는 문을 열고 방안으로 걸음을 옮겼다.

 

  대주교는 촛불 하나를 켜 놓고 책을 읽고 있었다.

 

  "바쁘신 것 같은데 죄송해요."

 

  "괜찮아요. 그래서, 하고 싶은 말은 무엇인가요." 대주교는 책을 덮고 오노를 바라봤다. 촛불의 주황빛이 대주교의 흰머리를 물들였다.

 

  "...이상한걸 알고 싶어한다는 걸 알고 있지만, 그.. 타락 천사에 대해, 뭔가 아시는 게 있으신가.. 물어보고 싶어서요."

 

  오노의 말에 대주교는 눈을 감으며 한숨을 쉬었다. "..사탄이든 데모이든 아니면 타락천사로 불리든 간에..그들의 목적은 오직 하나입니다. '선'의 구현을 목적으로 하는 신의 왕국의 창립을 파괴하는 것."

 

  "파괴.."

 

  "..책이라도 빌려 줄까요?" 대주교는 웃으며 오노에게 책꽂이에서 책 한 권을 건넸다.

 

  오노는 대주교를 빤히 바라봤다. 대주교는 책을 건넨 상태로 그런 오노를 바라봤다.

 

  "제가 설명하는 것보다는, 책이 훨씬 ㅆ.."

 

  "나와."

 

  오노의 말에 대주교는 놀란 표정으로 오노를 바라봤다.

 

  "..뭘 놀라, 대주교님 몸에서 나오라고. 니노미야."

 

  "...들켰네." 니노미야는 대주교의 모습으로 웃었다. "이렇게 빨리 알아챌 줄은 몰랐는데, 이 인간한테 다른 마음이라도 있는 거야?" 그는 걸어나와 오노 앞에 섰다. "신부님이 그러면 안 될 텐데 ."

 

  "적당이해."

 

  "아, 나를 알아본 거니까 나한테 있는 건가?" 한순간에 니노미야는 본래의 모습으로 돌아와선 오노의 볼을 차가운 손으로 감쌌다.

 

  그때, 쿵 하는 묵직한 소리가 들려 바닥을 보니, 대주교가 쓰러져있었다. 니노미야가 대주교의 몸에서 나오자, 대주교는 정신을 잃은 것 같았다.

 

  "안 죽었어. 정색하기는." 니노미야는 굳은 오노를 바라보며 피식 웃었다. "꽤 많은 걸 알고 있는 것 같아서. 그냥 막은 것 뿐이야."

 

  오노는 니노미야를 째려보다 그대로 손을 쳐내고 쓰러진 대주교에게 다가가 낑낑대며 대주교를 침대로 옮겼다. 그러곤 니노미야에 눈길조차 주지 않고, 밖으로 나가버렸다.

 

  "진짜 마음 있는 건 아니지?!" 니노미야는 그런 오노의 뒷모습에 대고 소리쳤다. 오노는 들을 가치도 없다는 듯이 귀를 막으며 니노미야의 시야에서 사라졌다.

 

  "... 귀여운 신부님 같으니라고.."

 

 

 

 

 

 

 

 

 

 

  오노는 한참을 지나 귀에서 손을 떼고 걸었다. 걸음 하나하나에 화가 담겨있었다.

 

  "...집에 갔다 와야 하나." 그렇게 생각하며 걷던 도중, 저 멀리서 자신과 친하게 지내던 신부 한 명이, 주변을 살피며 성당 쪽으로 들어가는 것이 보였다.

 

  개인 성당 실에 가는 길이가 하여, 오노는 사제관으로 가던 발걸음을 그쪽으로 옮겼다. 뭘 그리 급히 가는지, 신부는 금방 성당으로 들어가 문을 닫았다. 오노도 걸음을 빨리해, 성당 쪽으로 다가갔다.

 

  성당의 닫힌 문을 열기 위해 손잡이에 가져다 댄 순간, 안에서 이상한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오노는 천천히 문 옆에 있는 창문 쪽으로 몸을 돌렸다. 커다란 창문으로 안이 보였고, 그곳에서는 방금 들어간 신부가 다른 신부와 함께 입을 맞추고 있었다. 오노는 몸이 굳었다. 손도 떨려왔다.

 

  도망치고 싶었는데 발걸음이 쉽게 떨어지지 않았다. 오노는 눈물이 고인 눈으로 그들을 바라봤다. 그러다, 한 신부와 눈이 마주쳤다. 그들은 동요할 줄 알았는데. 오히려 오노를 보며 웃었다.

 

  그 웃음에 오노는 힘겹게 발을 떼 사제관까지 뛰었다. 다리에 힘이 풀려 몇 번이나 넘어져 손과 무릎이 다 까졌지만 아프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방으로 들어간 오노는 침대에 앉아 십자가를 손에 쥐고, 마음을 진정시켰다.

 

  흥분인지, 공포인지. 심장은 미친 듯이 뛰기 시작했고, 손이 심하게 떨려 손에 쥔 십자가를 몇 번이나 놓쳤다. 오노는 흘러내리는 눈물을 닦지 않고, 눈을 감은 채로 기도문을 읊었다.

 

  "진정해."

 

  그때 들리는 목소리에 오노가 눈을 떴다. 눈앞에는 니노미야가 무표정으로 오노를 바라보고 있었다.

 

  "ㅇ...이것도.. 이것도 네가 한 짓이야?! 왜 모든 사람 한. ㅌ.."

 

  니노미야는 아무 말도 없이 오노에게 다가오더니, 그대로 입을 맞췄다.

 

  "...괜찮아." 니노미야는 놀라 벙찐 표정으로 자신을 바라보는 오노의 눈물을 닦아준 뒤, 다시 입을 가져다 댔다. 오노는 눈을 감았다.

 

  입안에서는 따듯한 혀가 사탕처럼 기분 좋게 굴려졌다.

 

 

 

 

  소용돌이치던 마음은, 몸이 섞일 때마다 도를 지나쳤다. 이젠 빠져 돌아갈 수 없었다.

 

 

 

 

  "더럽혀 줄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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